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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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화합과 통합의 계기로" 2009/05/28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국민화합과 통합의 계기로(코나스, 2009. 5. 28)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반목과 대립으로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돼

  지난해 2월 퇴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 역대 대통령의 비극이 재연된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공과에 대한 평가나 호불호의 입장을 떠나 고인에 대한 국민적 추모 열기기 뜨겁다. 모처럼 국민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국민 모두는 장례가 차분하고 엄숙하고 정중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냉정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장이 끝나고 과연 나라가 조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한국 사회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서거 원인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본질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하여 노 전 대통령이 혐의가 있는지 여부에 있지만,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혐의내용을 조사하는 과정에 절차상 무리가 없었는지에 대한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조차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혐의사실을 수시로 언론에 공표하는 전례 없었던 수사과정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지나친 측면이 있었던 점은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조사 후 처리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면서 질질 끌었던 점도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도 있다.

검찰의 표적수사 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예상된다. 또한 정치보복에 대한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야권 입장에서는 결국 이명박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할 것이 분명하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조용하게 넘어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일부이긴 하지만 봉하마을에 차려진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는 정부여당 및 정치권 인사에 대한 문상을 저지하여 조문을 못하고 되돌아가게 만든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의 조화가 수난을 당하고 대통령의 현지 조문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릴 정도로 분위기가 격앙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무사히 치리고 난 뒤에 국민과 여야는 물론 적극적인 지지자들은 슬픈 감정을 억제하고 진정으로 무엇이 대한민국을 위하고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기리는 방법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은 정치보복이나 표적사정이 아니란 사실을 포함하여 수사과정의 불합리성 등에 대하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하고 잘못이 발견되면 관련자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문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수사관행을 어긴 부분에 대하여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책임을 지워야 한다. 공무를 정당하게 수행하는 과정에 시행착오나 과오가 있었다면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고의성이 발견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신속한 조치가 요망된다.

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정치쟁점화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야당은 정부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따질 것은 따지되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여당과 협조해야 할 것이다. 만의 하나 이를 정부여당을 궁지에 몰아 정국 주도권 행사의 기회로 삼고자 정략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국민이 외면하게 될 것이다. 야당은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가급적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던 모습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나 집단은 충격적인 서거에 대하여 너무 비통한 나머지 자제력을 잃고 흥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충분하게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편을 갈라 우리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누구보다 냉정한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자신들이 열렬하게 지지하고 좋아했던 정치지도자의 서거 후 존경과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면 노 전 대통령 재임 중 업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추모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누구든지 죽으면 생전과 달리 많은 것을 용서해 주는 경향이 있다. 지지자들의 지나친 행동으로 국민의 눈총을 받는다면 노 전 대통령을 위해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반목과 대립으로 갈등을 조장하기 보다는 국민 화합과 통합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대통령에 대한 비극이 마지막이 되길 기대한다.(konas)

홍 득 표(인하대 교수, 정치학)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