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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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활동의 반성" 「코나스」 2009. 3. 24. 2009/03/24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국가인권위 활동의 반성


인권(human right)은 인간의 보편적 권리와 지위를 의미한다. 인권은 인간 본성에 자연적으로 내재한 권리로 실정법보다 우월한 것이다. 1948년 12월 유엔이 선포한 인권선언은 ‘인권은 인간 본성에 내재한 것으로 이것 없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권리’라고 하였다.


  민주주의 역사는 바로 인권의 신장 및 보호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은 국가의 우월적 지위를 축소하거나 절대왕정으로부터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그리고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사회는 인간이 인간답게 편안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1년 5월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제정ㆍ공포하고, 11월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하였다. 국가인권위는 본부와 지역사무소를 포함하여 총 208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8년도 예산은 233억 원이라고 한다. 국가인권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에 명시한 바와 같이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다. 국가인권위가 설립된 이후 자유권, 사회권, 사회적 약자ㆍ소수자의 권리, 국제인권조약의 국내 이행 등을 위하여 많은 활동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구성과 활동에 대한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분명 뭔가 잘못이 있는 것이다. 국가인권위는 과연 설립목적에 따라서  국민의 인권보호와 개선을 위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 활동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첫째,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인권의 보호와 향상과 관련된 직무 수행은 물론 내부적으로 불편부당해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의 내부 인사와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특채 및 일반직 전환 등에 있어 공정성 시비가 있었다. 특채는 공개경쟁으로 충원할 수 없는 특별한 자질이나 요건을 갖춘 전문직에 해당되는 인사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그럴 리 없다고 보지만 만의 하나 특정 인사나 시민단체 출신을 뽑기 위한 편법으로 특채를 활용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특채는 일반인의 응시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른 기관도 아닌 국가인권위가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거나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인사를 했다면 지탄 받아 마땅하다. 국가인권위가 인사에 있어서 정부의 지침과 규정 등을 위반했다면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갖고 설립되었다 하더라도 정당성을 획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가 국가인권위의 정원을 208명에서 164명으로 21.2% 축소하려는 절차를 밟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둘째, 초정파성을 띄어야 한다. 국가인권위는 입법, 사법, 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인권침해 가능성이 있는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인권이란 가치는 특정 정파적 이익이나 사회세력의 이해보다도 월등하게 높다. 국가인권위가 업무나 직무 수행과정에 특정 정권이나 사회세력으로부터 완전 자율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이념적 편향성을 띄어서는 안 된다. 인권은 어느 이념보다도 우선한다. 인권문제를 이념적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유엔 인권선언 제2조에는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 어떠한 종류의 차별 없이, 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인권위는 정치적 성향이나 견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똑 같은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는 국가인권위가 작년 촛불 집회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을 조사한다고 하여 항의를 받고 있다. 공권력이 사회의 안녕 질서 유지에 요구되는 필요 이상으로 과잉 동원되거나 행사를 통하여 인권이 침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불법 시위에 대한 공권력의 합법적인 동원과 행사는 정당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법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하기 위한 공권력 동원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에서 과잉진압으로 피해를 본 사례를 조사하려면 불법 폭력시위로 부상당한 경찰에 대한 조사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인권이나 경찰의 인권이나 똑 같은 인권이다. 남한의 인권이나 북한의 인권을 이중 잣대로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인권위는 그 동안의 인적구성과 활동내용 등에 대하여 위의 세 가지 원칙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반성적 평가의 기회를 갖기 바란다.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