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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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합동토론회에 대한 단상" "「코나스」 2009. 1. 12 2009/01/16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군 합동토론회에 대한 단상 


  지난 8일 창군 이래 처음으로 군 장성 430여명 가운데 72%인 318명이 계룡대에 모여 합동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창군 이래 대한민국 장성들이 한 자리에 이렇게 많이 모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장군단 첫 합동토론회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도하였다. 보도 내용은 흥미위주로 별 500개가 떴다, 군사기지의 요람인 충남 계룡대가 온종일 별들로 북적였다,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토론다운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유사시 어떻게 하려고 전후방 지휘관들을 한자리에 집합시켰느냐, 전시효과를 노리려고 한 것이 아니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화상회의를 개최할 수 도 있지 않았느냐 등등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었다.


  일부 인터넷 판 신문은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국방개혁과제와 각 군별로 올해의 중점추진업무계획이 보고되었다고 보도하였다. 국방장관이 군 장성들에게 “군대다운 군대”를 강조하였고, “개혁에 책임감 없는 간부는 떠나라”고 한 내용도 일부 소개되었다. 보도 내용 중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위한 방안이나 각 군의 다양한 개혁구상 등에 대하여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지적한 바와 같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수백 명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실질적인 난상토론이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엄격한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군의 특성상 국방장관의 지시나 합참 그리고 각 군에서 보고한 국방정책 방향이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방과제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서슴없이 피력하는 것은 전연 불가능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장군단 첫 합동토론회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없는 측면도 있다. 물론 모임의 성격을 토론회라고 한 것이 문제가 될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국방의 최일선에 있는 군 장성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자체도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옛날 같으면 수백 명의 군 장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를 금기시 했고, 자라보고 놀란 사람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장성들이 한 자리에 많이 모이는 것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많이 변했다.


  군 장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방정책 개념이나 통합방위태세의 강화방안 그리고 국방개혁 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국방장관의 군 개혁방향에 대한 방침을 듣는 것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보고된 내용을 공문을 통하여 전달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장관이나 각 군 총장들의 설명을 직접 듣고 질문하는 등의 면대면 회의는 감정이입에 매우 효과적이다. 타군의 전력강화와 군 개혁방안을 소개받는 것은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각 군의 집단이기주의 때문에 국군의 합동성이 결여된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더 필요한 일이다.


  각 군 장성들이 하루 종일 회의를 함께 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특정 국방과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한 것 못지않게 식사나 휴식시간에 부대지휘 경험담을 나누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사적 대화를 통하여 친목을 다지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군은 개방화가 많이 이루어졌고, 일반사회와 격리현상도 완화되었지만 아직도 폐쇄된 부분이 많다. 각 군마다 군의 특성 때문에 기질이나 성향도 다르다. 모처럼 각 군 장성들이 함께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타군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다양한  간접경험을 통하여 사회화의 계기가 마련되었을 것이다.


  장군들의 첫 합동토론회를 쏟아지는 별들로 북적였다는 냉소적인 시각보다는 시대가 변하고 군도 변하고 있다는 상황론적 시각과 실질적인 보고내용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군의 핵심 간부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만약 전군 장성을 한 군데 모으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지역별로 각 군 지휘관들을 집합시켜 작전책임 지역 내 상황과 부대정보 등을 상호 교환하는 것도 각 군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나아가 군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