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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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동창 관계의 소중함" 2010/05/09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제26회 미원중 한마당 축제(2010. 5. 9), pp. 30-31.


동기동창 관계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에 대하여 강조한 글은 너무 많다. 친구와 관련된 사자성어로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고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절친한 죽마고우(竹馬故友), 물과 고기와 같은 숙명을 지닌 수어지교(水漁之交), 무쇠나 돌처럼 견고하고 단단한 금석지교(金石之交), 서로 의기가 투합하여 편안한 막역지교(莫逆之交), 허물없이 지내는 관포지교(管鮑之交), 신의를 바탕으로 맺은 문경지우(刎頸之友) 등이 있다고 한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위에 소개한 유형의 친구를 몇 명만 두어도 정말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친구 없이 혼자 살아 갈 수 없는 존재다.


친구를 사귀게 되는 계기는 고향, 학교, 직장, 군대, 종교기관, 동호회, 우연한 기회 등등 다양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동문수학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자신의 친구를 꼽아 보면 학교를 함께 다니고 같이 공부한 동기동창생이 가장 많은 것이 사실이다. 동기동창끼리는 죽마고우 못지않게 학창 시절 추억도 많고 허물도 없어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백발이 성성할 정도로 나이가 들어도 수십년 만에 동기동창을 만나면 금방 말을 놓는다. 할머니가 된 여자 동창을 만나도 대뜸 반말이 튀어 나온다. 주위에 다른 동창들이 있든 없든 의식하지 않고 학교 다닐 때 내가 너 좋아한 것 아느냐고 묻는다. 그 나이에도 학창시절 연정(戀情)이야길 꺼내면 얼굴이 불어진다. 네 가방에 쪽지 편지 몰래 넣어준 것 생각나느냐고 물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드는 것이 동기동창이다.


하지만 친구의 유형은 다양하다. 좋을 때만 찾아오는 꽃과 같은 친구, 이해관계에 따라서 처신하는 저울과 같은 친구, 언제나 든든하고 믿을 수 있는 산과 같은 친구, 한결같이 변함없는 땅과 같은 친구 등 네 가지로 분류한 것을 본적이 있다. 산이나 땅과 같은 유형의 진정한 친구를 많아 사귄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으며,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산이나 땅과 같은 유형의 친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살다보면 꽃과 같은 친구가 있게 마련이다. 가난할 때 찾아주지 않던 친구, 어려울 때 돌아보지 않던 친구, 도와 달라고 사정해도 외면하던 친구가 내가 출세하고 부자되니 찾아오는 꽃과 같은 친구가 있을 것이다. 반대로 친구가 힘들고 지치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위로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친구도 많다. 또한 친구가 어려울 때 늘 위로하고 격려하다가 오히려 친구가 잘 되었을 때 찾아오지 않는 친구도 있다. 내가 아니어도 잘된 친구를 찾는 사람은 많을 것이고, 혹시 그에게 무슨 부탁을 하거나 본의 아니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여 발을 끊는 것이다. 성공한 친구를 배려하는 진정한 우정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꽃과 같은 친구 못지않게 저울과 같은 유형의 친구도 있을 것이다. 이해관계를 따져 민감하게 계산하면서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라고 할까. 친구 지간에 이해득실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것이다. 그 친구를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따져보고 의도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거래가 끝나면 그 친구와 거리를 두고,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인간관계가 우정이나 의리보다는 실리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사회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동기동창은 같은 학교에서 함께 수학한 인연 때문에 서로의 성격이나 능력 등을 세세하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본의 아니게 선의의 경쟁자였다는 악연(?)도 있다. 학교 다닐 때는 나보다 공부를 훨씬 못했는데, 내가 반장할 때 줄반장도 못했는데 사회에 나와서 나보다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 잘 되는 것을 보고 축하해 주기보다는 시샘하고 배 아파하는 것이다. 이는 또래끼리 다른 집단에 비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끼는 심리적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화 사회와 이익사회가 되면서 인간관계가 변하고 있다. 동기동창관계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학적이며 학연이다. 사회가 아무리 변해도 동문수학한 동창끼리는 산이나 땅과 같은 유형의 변함없는 친구관계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모교 동문체육대회를 통하여 동창끼리 산이나 땅과 같은 유형의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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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