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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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몰랐던 값진 1-2분" 2010/05/08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일상생활에서 1-2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아니 몇 시간도 하염없이 허비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1-2분의 가치에 대하여 별 다른 느낌없이 지내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오늘은 정말 1-2분이 얼마나 값지고 귀중한지 절감한 날이었다.



오늘은 친구 아들 주례가 있는 날이다. 인천에서 1시에 예식이 있기 때문에 1시간이면 충분하게 갈 수 있지만 넉넉하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 11시가 못되어 집에서 출발했다. 집을 나가는 데 집 사람은 뭐 그렇게 일찍 가느냐고 할 정도였다. 1시에 예식을 시작하면 점심시간이 어중간 아니 일찍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마치고 주례를 서고 집으로 오자는 속셈이었다. 통상 주례를 서면 적어도 30분 전에 도착하여 혼주에게 도착사실을 알리고 예식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계산하여 출발한 것이다. 



네비게이션을 맞추니 소요 시간이 48분이라고 나왔다. 도로사정을 알아 보니 거의 파란색으로 교통체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마음 놓고 출발했다. 그런데 10분도 채 가지 않아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반도 가지 않았는데 12시 10분이 지나고 있었다. 차는 갈수록 더 막히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음악이고 뭐고 생각없이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과 초조감이 엄습했다. 처음 사랑의 결실을 맺는 예식이 주례가 늦어 차질이 생긴다면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출발하는 신혼부부에세 누를 끼친다면 평생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좌불안석을 할 수 없었다.



교통 체증이 너무 심하여 도중에 전철을 타고 가자는 심산으로 사잇길로 접어 들었다. 차가 더 막히는 것 같았다. 마침 예식에 참석한 다른 친구의 전화가 왔다. 주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대충 얼버무리고 나서 일단 안심을 시키기 위해서 예식에 차질없이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물론 희망사항이다. 차 속에서 느낀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을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다. 오늘이 어버이 날이라 교통체중이 보통이 아니었다. 오늘따라 교통신호 대기가 유난하게 긴 것 같았다.



이제는 할 수 없었다. 교통위반을 할 수밖에.... 교통위반 티켓을 받더라도 예식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에 무리에 무리를 거듭한 곡예운전을 했다.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면 정말 고개를 들 수 없을 것 같아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거의 다 왔다고 혼주에게 안심시키려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예식에 참석한 다른 친구 2명에게 전화를 해도 신호는 가는데 응답이 없었다. 정말 답답했다.



곡예 운전 끝에 식장 건물입구에 3분전에 도착했다. 차를 방치하고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예식홀이 10층에 있었는데, 오늘 따라 왜 그렇게 층층이 서는지 모르겠다. 예식장에 도착하니 안내가 대기하고 있었다. 혼주들은 이미 착석했고, 신랑 신부 어머님은 화촉점화를 위하여 자리를 잡는 순간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친구에게 차 열쇠를 주면서 주차를 부탁했다. 주례석으로 달려가서 시계를 보니 정각 1시였다. 숨을 돌릴 겨를도 없었다. 



사회자와 진행협의를 30초 만에 끝내고, 장갑을 끼고 꽃을 달았다. 사회자의 결혼시작 멘트가 나간 시간은 1시 01분이었다. 주례를 서면서 땀이 났다. 예식을 무사이 마쳤다. 천만다행이었다. 1-2분의 가치가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 정말 너무 길게 느껴진 하루였다. 주례를  서면서 이해인 님의 "5월에.." 라는 시를 소개했는데,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만이 생각난다. 오늘 결혼한 젊은 한쌍의 부부가 정말 행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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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