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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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을 깨달았던 좋은 기회" 2010/03/17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정치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는 집안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타고난 기질도 있을 겁니다. 득표라는 이름도 간접적으로 작용했을지 모릅니다. 아버님께서 정당에 관여하시고, 선거 때마다 우리 사랑방이 선거본부가 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이승만 대통령 생신 때 아버님은 경무대(청와대)에 초청되시어 대통령 하사품으로 라디오를 받아 오셨습니다. 마을 최초로 라디오가 생긴 것입니다. 저희 집 마당에 멍석을 깔아 놓고 모닥불을 피우면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라디오를 함께 듣는 모습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민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는 벽보를 한 장씩 얻어 스크랩 해 놓았으며, 초등학교 2-3학년 때는 8km 나 떨어진 장터에 민의원 후보의 유세를 듣기 위해서 혼자 간 적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직선으로 전교 어린이 회장도 했습니다.


총각군수를 하고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꿈을 어려서부터 키워왔습니다. 학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으나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장인께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하셨고, 친동생 역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등 집안에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분들이 있어 정치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기초자치단체장 출마 기회 한 번, 국회의원 출마 기회가 구체적으로 두 번씩 온 적도 있었습니다. 제 의지와 관계 없었던 일이었고, 마음이 조금도 내키지 않아 초반에 거절했습니다. 특히 대학에 있으면서 교수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며, 교수와 맞 바꿀 수 있는 자리는 별로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현실정치에 대한 실망도 한 몫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감은 정치인과 성격이 매우 다르다는 생각 때문에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싶었습니다. 수개월 동안 교육현장을 돌아 보면서 고향교육 발전에 대한 사명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사무실도 차려 놓고 출마 준비를 하다가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 도중에 접었습니다. 도전을 명분으로 용기를 내서 출마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몇 달 동안 선거전에 뛰어 들려고 준비하면서 제가 많이 부족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뒤질 것이 없었다고 자위했습니다. 선거공약 개발, 선거전략 수립, 홍보물 준비 등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많이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세를 결집시키는 조직력이 부족하고, 한번 만난 사람을 기억해 내는 능력도 별로였으며, 선거와 관련있는 사람들과 즉석에서 담판내는 능력, 초청받지 않은 곳에 얼굴 두껍게 나타나는 용기, 자화자찬하는 능력, 그리고 용기와 결단력 등이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서 결단력과 용기도 있고, 패기가 넘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적극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스스로 선거 판에 내 놓으려고 하다보니 제가 많이 바뀐 것을 알았습니다. 저돌적인 뱃장도 없어졌고, 남 앞에 나서는 용기도 사라지고, 주저하고, 머믓거리고, 부끄럼 타고, 수줍어 하고, 지나치게 심사숙고하는 등 머스마다운 기백이 많이 약화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들은 선거에 나서려면 꼭 필요한 자질인데 말입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가고 그리고 대학에 오래 있으면서 자신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 자신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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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