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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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있는가?" 2010/01/06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백호의 해에 태어난 것도 모르고 60년을 살아 왔다. 경인년 새해를 맞이하여 백호의 해에 태어난 것을 알았다.60평생을 살아 오면서 지나고 보면 자신의 의지나 희망과 관계없이 특정한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일이 의외로 많았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해병대 장교로 입대한 것이나, 전역원을 제출하니 주위에서 복 턴다고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잘 나가던 군생활을 접은 것이나, 전역 후 40일만에 미국 유학의 길을 떠난 것이나, 대학 교수가 된 것이나, 청주대 교수에서 인하대 교수로 옮긴 것이나 모두가 운명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솔직히 어려서부터 너는 마음이 여리고 착하니 선생님을 하라고 수없이 말씀하시던 아버님의 뜻을 뿌리치고 행정학을 전공했는데, 결과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것이 타고난 운명이 아닌가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 누가 자신의 운명이 잘못되기를 바라겠는가? 혹자는 피나는 노력을 하는 데도 일이 꼬여 무척 힘들게 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노력을 전연 하지 않고도 호의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태어나면서 나무 주걱과 금주걱을 무는 경우가 있지 않는가? 누구든 자신의 삶이 행복하고, 주위로부터 인정 받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면서 보람있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나 노력이나 희망과 다르게 자신의 운명이 흘러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경험적인 고백이다.


하지만 타고난 운을 믿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운명의 여신은 분명하게 외면할 것이다. 운명학적으로 자신에게 예정된 삶을 수동적으로 수용한다면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하기 곤란할 것이다. 운명을 개척하지 않고 피동적으로 팔자에 맡긴다면 무슨 발전과 희망이 있겠는가? 그렇게 산다면 인간의 자유의지와 무관한 삶이 될 것이다. 암튼 살아가면서 진인사대천명의 자세가 요구된다.


문제는 합리적 판단으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한 일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 어어..... 하면서 빠져드는 경우, 불가항력적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운명이라고 이해하고자 한다. 그런 상황이 오면 거절하고 안타까워하고 몸부림 치기보다는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설사 그 결과가 잘못되었다하더라도 후회하거나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운명에 순응하는 삶은 적극적이고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무사안일의 전형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백호의 해를 맞이하여 백호의 위풍당당함과 거리가 먼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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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