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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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문제는 말을 아껴야" 2009/12/09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정치나 교육이나 인사가 만사라는데 이의가 없다. 정부에서도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 결과 낙마 때문에 후임인선에 신중을 기했을 것이다. 또한 중폭으로 예상되는 개각 인선으로 청와대는 보통 골치가 아프지 않을 것이다. 인사철만 되면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봐야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인사 때가 되면 모든 연줄을 동원하여 특정한 자리에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자신의 출세나 명예를 위해서 그러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봉사할 자리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인사과정에는 항상 잡음이 있게 마련이다. 얼마 전에 경험했던 일을 되돌아 보면서 인사문제는 정말 말을 아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자리를 맡은 A씨가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다고 추천을 의뢰하였다. 망설였지만 인사문제를 상의하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그 자리에 합당할 것으로 판단되는 B씨를 추천했으며, A씨도 좋다고 수용하였다. 하지만 당사자인 B씨에게는 이런 자리에 추천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생색을 내고 싶지도 않았지만 인사는 최종 결재가 나봐야 안다는 사실을 수차례 경험하여 누구보다 인사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날이 지난 뒤 당사자인 B씨가 A씨가 여러 명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에게 도와 달라는 말을 했다고 하면서 어떤 자리를 맡을 것 같다고 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 나서 비로소 과정에 대하여 아주 간단한 분위기만 전달해 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도와달라고 했다는 소문이 금방 확산되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A씨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급기야 A씨가 B씨를 C씨로 교체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다. 이의를 달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B씨에게 말을 해 줄 수도 없었고,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얼마 후 C씨가 어떤 자리에 제의를 받고 고민 중이라고 하였다. 그 자리에서 B씨 이야길 해주면 C씨가 수락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고, 그렇게 되면 A씨의 입장이 무척 난처해질 것 같았다. A씨를 도와주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B씨가 이 사실을 알면 오해 할 수 있는 충분한 소지가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B씨에게 새롭게 바뀐 인사 상황을 설명해 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면 또 인사가 뒤틀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사문제는 정말 힘 들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하는 기회가 되었다.



결론은 C씨가 발령이 난 뒤 B씨에게 오해가 없도록 설명해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C씨의 발령이 기정 사실화 된 단계에서 C씨가 B씨에게 인사문제를 먼저 꺼냈다. 바로 이때다 싶어 기다렸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B씨가 오해하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말을 해 줄 수 있었다. C씨는 많이 미안해 했고, B씨는 오해를 풀었다. B씨에게 그 자리에서 "새옹지마"란 말을 마지막으로 해 주었다. 새옹지마란 말이 맞아 떨어지길 바라면서.........



결론적으로 인사문제에 관한 한 정말 말을 아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기회가 되었다.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아 안다는 사실을 또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인사문제에 대한 경솔한 발설은 금물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 동안 B씨에게 말을 전하고 오해를 풀어주고 싶었지만 꾹 참고 기다린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자찬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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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