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_홍득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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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과 감동을 준 동기생" 2012/05/02
홍득표 님의 글입니다.

해병대 동기생 정기총회에 참석했다. 예상했던 것 보다 참석자가 적었지만 오랫만에 보고 싶었던 동기생들을 만나 너무 반가웠다. 해병대 동기생을 만나면 정말 허물이 없다. 고된 훈련을 함께 받았기 때문에 각별한 동기애와 전우애를 느끼게 된다. 어떤 인간관계보다도 해병대 동기생 간의 유대는 정말 끈끈하다.


그런데 가는 세월 누가 막을 수 없듯이 그 팔팔하던 옛 모습은 간곳 없이 건강이 좋지 않은 동기생도 몇 명 있었다. 풍을 맞아 거동이 불편한 동기생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부산 출신으로 진짜 사나이 중의 사나이 같았고, 후보생 시절 무장구보 선수를 할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자랑했던 동기생인데 오래 전에 풍을 맞아 고생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외에도 지병이 있는 동기생도 있었다. 모두 건강하길 빈다.


그런데 한 동기생이 감동을 주었다. 정말 오랫만에 만났는데, 오자 마자 내 곁에 자리를 잡았다. 정기 총회 내내 많은 이야길 나누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운 것 없이 유복하게 자란 동기생이다. 의리도 있고 고집도 세고 원칙주의자였던 동기생인데, 혈색이 많이 안 좋았다. 사연을 물었더니 사업하는 아들 믿고 지원했다가 실패하는 바람에 강남에 있던 집은 물론 전 재산을 다 날렸다고 한다. 극단적인 생각을 여러 차례 했지만 신앙생활 덕분에 견딘다고 했다. 요즘은 선교활동에 열심이라고 했다. 


갑자기 지갑을 열더니 내 명함을 꺼내 보이는 것이었다. 7년 전 학장으로 있을 때 건넨 명함이었다. 아직도 학장을 하느냐고 물으면서 네 명함을 지금까지 지갑에 넣고 다녔다고 했다. 앏은 지갑에 다른 명함은 없었다. 보존 상태도 깨끗했다. 동기생 명함을 그리 오랫동안 지갑에 넣고 다닌 그 마음을 대강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동기생에 대한 관심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나를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있는 동기생에게 무관심했던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아들 사업 실패 때문에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다고 하는데....


자신이 모르는 가운데 누군가가 자신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런데 그런 사실을 가히 짐작도 못하고 그 사람에게 무관심했다면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 동기생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동시에 전한다. 그리고 많은 것을 깨우쳐 준 데  감사한다. 동기생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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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사범대학 홍득표 명예교수 ☎010-5335-7866(CP), E-mail: hongdp@inha.ac.kr